한국 축구의 한 시대를 풍미한 측면 수비수 김동진(37)이 팬들과 팀동료, 상대팀 감독에게까지 박수를 받으며 현역 생활을 마무리했습니다. 2000년대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왼쪽 풀백 자리를 책임졌던 김동진(37)이 24일 소속팀 킷치 SC 홈구장 홍콩 스타디움에서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와의 프리시즌 친선 경기에서 은퇴식을 가졌는데요.
경기 시작 전부터 이번 은퇴식을 기념하는 특별 티셔츠가 100장 이상 모두 판매되는 등 많은 팬들의 관심 속에 은퇴 경기가 펼쳐졌습니다. 이번 맨시티와의 경기에서 딸과 같이 입장한 김동진은 경기에 선발로 출전했다. 전반 15분간 마지막으로 그라운드를 누빈 김동진은 경기 내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맨시티를 상대로 김동진을 선발 출전시킨 블라즈 슬리스코비치 킷치 감독은 경기 도중 일부러 그를 교체하며 경기장을 메운 관중들이 기립 박수를 받낼 수 있게 배려해줬습니다.
김동진이 이날 은퇴식을 치른다는 소식을 미리 접한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이 그를 대한 자세였는데요. 과르디올라 감독은 비록 자신에게는 익숙지 않은 선수의 은퇴지만, 김동진이 교체를 주문받고 운동장을 걸어 나오자 일어서서 박수를 보냈습니다. 김동진이 교체된 후 터치라인 밖으로 나오자 미리 준비해둔 맨시티 유니폼을 선물하기도 했습니다.
김동진은 과르디올라 감독이 바르셀로나를 맡은 2008/09시즌 UEFA 슈퍼컵에서도 2-1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꺾은 제니트의 일원이었습니다. 한국 대표팀의 핌 베어벡 감독은 당시 측면 수비수로 활약해온 김동진을 중앙 수비수로 기용하며 "왼발잡이 센터백이 있어야 팀이 빌드업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그의 전술적 가치를 높게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현역 은퇴를 선언한 김동진은 킷치에서 지도자로 새출발합니다. 김동진은 오는 2019/20 시즌부터 킷치 1군 코치로 활동하며 15세 이하 팀 감독까지 맡을 계획인데요. 그가 킷치에서 보좌할 1군 사령탑 슬리스코비치 감독은 보스니아, 알바니아 등 동유럽 무대에서 리그 우승 경험을 보유한 60세 베테랑 지도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