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이 제작을 담당해온 디즈니와 캐릭터 판권을 가진 소니 사이의 수익 배분 협상이 결렬되면서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MCU)에서 볼 수 없을 전망입니다. 미국 영화 매체 데드라인은 20일"소니픽처스와 디즈니가 영화 '스파이더맨' 시리즈 제작을 두고 벌인 협상이 결렬됐다"며 "'스파이더맨' 시리즈 3편과 4편은 소니가 자체 제작한다"고 보도했습니다.
협상 결렬의 주요한 이유는 수익 배분을 둘러싼 이견으로 디즈니 측에서 소니픽처스가 영화 수익을 모두 가져가는 계약 내용이 공평하지 않다고 판단했고, 이와 관련해 재협상을 벌였습니다. 디즈니 측은 영화 제작비 투자부터 수익까지 50%씩 나누자고 제안했지만, 소니픽처스는 이를 거절했습니다.
디즈니는 2009년 마블스튜디오를 40억 달러(한화 약 4조 4,000억 원)에 사들였고 같은 해 '아이어맨'으로 대성공을 거두며 MCU 시대가 열렸습니다. 디즈니 측은 애초 ‘스파이더맨: 홈커밍’과 최근 개봉한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을 연출한 존 와츠(38) 감독과 두 편의 후속작을 더 제작할 계획이었으나 이번 협상이 깨지면서 제작 여부가 불투명해졌습니다.
앞서 소니픽처스는 2012년과 2014년 각각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를 제작했으나 흥행과 평단 평가 모두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하고 이에 대한 돌파구로 택한 것이 마블 스튜디오와의 협업이었습니다. 새로운 '스파이더맨' 시리즈에서 마블은 제작을 맡고, MCU에서 스파이더맨 캐릭터를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소니는 제작비를 부담하는 대신, 배급권과 극장 수익을 가져갔고 톰 홀랜드가 주연한 새로운 '스파이더맨' 시리즈는 대성공을 거뒀습니다. 특히 올해 개봉한 '스파이더맨:파 프롬 홈'은 전 세계에서 11억 900만달러(약 1조 347억원)를 벌어들여 소니 픽처스 역대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고 톰 홀랜드(23)는 스파이더맨 역을 통해 스타덤에 올랐습니다.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디즈니는 '스파이더맨: 홈커밍',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존 왓츠 감독과 두 편의 후속작을 제작하려던 계획을 취소하게 됐습니다. 소니는 이 두 편을 독자적으로 만들 것으로 보입니다. 소니픽처스는 스파이더맨과 베놈 등으로 '스파이더맨 유니버스'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